마음을 적시는 감동글

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이렇게 애달픈 사연이...

수맥박사 2025. 2. 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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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문자를 안 받아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 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 일을 
보시러 나가신 후 

띵동 하고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 조 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 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 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 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 
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두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 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 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 
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아버님께 문자를 보내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라도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머님이 남긴 그 핸드폰은 
이제는 우리의 소통 창구가 되었다. 
어머님이 계셨다면 웃으며 "서로 잘 챙기며 
지내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나는 아버님의 문자 한 줄에 가끔 울컥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어머님의 빈자리는 조금씩 아버님과 내가 
채워가고 있다. 

"아버님, 동태 더 사고 싶으시면 말씀해주세요.
" 문자를 보내며 나는 알 수 없는 위로와 따뜻함을 느꼈다.

그렇게 아버님과 나는 서로의 일상을 문자를 통해 
나누며 지내고 있다. 
어머님이 남기신 핸드폰은 이제 어머님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면서도 아버님과 나를 이어주는 
따뜻한 다리가 되었다. 

가끔은 ‘잘 잤니?’, ‘저녁 먹었니?’ 같은 소소한 안부 문자가 오가고,
때로는 ‘오늘 비 오니 감기 조심해라’ 같은 무심한 걱정의 말들도 오간다. 

아버님이 보내시는 문자 속에는 어머님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내 가슴이 뭉클해질 때도 있다. 
나는 그렇게 매일 문자를 확인하며, 어머님이 
생전에 남겨주셨던 사랑을 또 한 번 느낀다. 

하늘에서 어머님도 우리가 서로를 챙기며 지내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계시겠지.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오늘 저녁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준비할게요.”

그날 이후로 아버님께 보낼 문자를 고민하는 
시간이 내겐 작지만 소중한 습관이 되었다.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마치 어머님도 함께 
우리 곁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버님도 어머님이 남기고 간 핸드폰에 담긴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며 홀로 지내시는 시간에 조금의 위로를 얻으시겠지. 

가끔 아버님의 문자는 엉뚱하기도 하고 소소한 부탁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가족을 향한 진심이 녹아 있다. 
어머님이 비록 하늘나라에 계시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챙기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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