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밤의 피부 미용에 대한 효능이 속속 밝혀지며 기능성 식품이나 화장품 등으로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한때 피부에 좋다고 해 콜라겐 성분이 풍부한 돼지껍데기 요리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콜라겐과 피부의 역학관계에 사람들은 또다시 주목했다.
인간의 피부는 표피, 진피(眞皮), 피하조직의 3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진피층의 콜라겐이다. 우리 몸속 단백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콜라겐은 피부, 근육, 뼈, 힘줄 등 주요 조직에서 세포 사이의 접착제 역할을 하며 몸 전체를 지탱해 유지시켜 준다.
특히 피부 진피층에서는 탄력 섬유인 엘라스틴과 입체구조로 얽혀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어준다. 따라서 콜라겐의 배열이 엉성해지거나 분해 등에 의해 파괴되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피부가 쭈글쭈글해진다. 그러나 인체는 20대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몸속 콜라겐의 양이 줄어들게 설계돼 있다. 이는 합성되는 콜라겐 양보다 파괴되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인데 대략 1년에 1%씩 줄어든다. 그리고 피부 등에서 노화가 진행된다.
그러면 콜라겐을 돼지껍데기 등 음식물 형태로 섭취할 경우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해 학계에선 대부분은 몸 안에서 분해되고, 흡수되는 양은 얼마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분자 덩어리가 상대적으로 큰 육류 속의 콜라겐은 몸에 흡수되기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몸속의 콜라겐 성분을 늘려가기 위해선 콜라겐을 직접 섭취하기보다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전략상 더 유리하다.
피부 노화방지를 위해 물질대사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이 추천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음식 중의 대표주자가 바로 '밤'이다. 밤에 함유된 비타민A는 피부 면역계를 유지해주며,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한다. 또 비타민E는 피부 재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피부 노화 방지와 관련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성분인 비타민B6와 엽산 등도 밤에 많이 함유돼 있다.
피부 노화를 멈추게 하려면 콜라겐을 자꾸 합성해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존에 생성돼 피부를 지탱해주고 있는 콜라겐의 파괴를 막는 것이다.
그런데 콜라겐 파괴의 주범이 바로 우리 몸에 해만 끼치는, 나쁜 아미노산인 호모시스테인이다. 육류에서 섭취한 메티오닌이 변해 만들어진 호모시스테인은 콜라겐 합성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기존의 콜라겐을 파괴까지 한다.
호모시스테인을 잡기 위해선 필요한 것이 엽산과 비타민B6다. 엽산은 호모시스테인을 메티오닌으로 재생시켜주고, 비타민B6는 호모시스테인을 무독성의 시스테인으로 바꿔준다. 더군다나 비타민B6는 콜라겐 합성의 첫 대사과정인 알리신(allysine) 형성에 관여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역할도 해낸다.
윤승일 빙빙한의원 원장은 "호모시스테인은 콜라겐 파괴는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처럼 각종 심혈관계 질환도 유발하기 때문에 밤을 먹으면 피부 노화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이나 혈관성 치매 등의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밤의 속껍질이 지닌 피부 노화 방지 기능에 주목해 다양한 연구가 실시되고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밤의 속껍질인 '율피' 추출물로 항산화 실험을 해본 결과 피부의 독성물질인 과산화지질 합성을 저해해 피부 미백 활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의 김만조 연구관은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주름살을 펴기 위해 밤의 속껍질을 가루로 만들어 꿀과 섞어 얼굴에 바르거나 따뜻한 물에 타서 차로 복용했다"며 "이는 율피 속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으로 인한 것인데 최근 밤껍질을 이용해 가공식품이나 기능성 화장품 등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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